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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통 기획] "우리가 무너지면 팀이 무너진다" … '육성 올인' 한화 이글스의 미래는?
[한스통 기획] "우리가 무너지면 팀이 무너진다" … '육성 올인' 한화 이글스의 미래는?
  • 전상일 기자
  • 승인 2022.01.15 1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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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이글스, 외부 FA 시장 일찌감치 철수 … 사실상 육성에 올인 선언
- 문동주, 박준영, 허인서, 유민 등 등 2021 포지션별 고교 최대어들 다수 영입
- 5라운드 이후부터 권광민, 김겸재, 이재민 등 고유한 시각 투영한 선수 지명
- 2022년 고졸 최대어 심준석까지 영입하면 10년 유망주 뼈대 완성
- 정민혁 파트장 “우리가 무너지면 팀이 망가진다는 각오”

(한국스포츠통신 = 전상일 기자) 지난 2021년 한화 이글스의 스토브리그 행보는 팬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원성이 하늘을 찔렀다. 

2년 연속 최하위를 했지만, 내부 FA 최재훈(5년 총액 54억원)을 눌러앉힌 것 외에는 이렇다 할 전력보강이 없었기 때문이다. 한화가 팬들의 비난을 감수하면서 이런 결정을 한 것은 육성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공개 천명한 것이나 진배없다.

좋은 자원들이 대거 한화로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 큰 역할을 했다. 즉, 스카우트팀과 2군이 한화의 명운을 쥐고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의미다.

 

문동주, 김도영, 허인서를 관찰하기 위해 시즌 중 군산 야구장을 찾은 정민철 단장(사진 : 전상일)

 

특히, 스카우트 팀이 짊어진 무게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최하위 대가로 얻어낸 1번 지명권이다. 한 개의 지명권도 허투루 쓸 수 없다. '다른 팀보다 잘 뽑아야 한다'는 사명감이 그들의 발걸음을 급하게 만들었다. 한화 이글스 스카우트 팀의 새벽은 가장 먼저 시작 되었고, 올해도 그럴 전망이다.  

한화 이글스의 2022 신인드래프트는 문동주(한화 1차지명) 하나 만해도 대성공이다. 스카우트 팀과 단장이 광주를 집 드나들 듯이 했다. 군산 주말리그에는 정민철 단장이 홀로 경기장을 방문해 문동주와 김도영의 대결을 지켜보기도 했다.(본지 5월 25일 기사 참조) 그런 각고의 노력 끝에 문동주는 한화 품에 안겼다. 

 

 

 

 

그는 몇 년간 한화 투수 유망주 중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받는다. 정 팀장은 “파트장이 되고 처음으로 지명한 선수라 가슴이 벅차다. 실력, 인성, 스타성을 갖춘 투수를 지명할 수 있게 되어 너무 행복하다.”라고 1차지명 당시 소감을 밝힌바 있다. 2차지명도 만족스럽다. 정석과 모험을 적절하게 배합했다. 1~4번은 무난하게, 5~10번은 고유의 시각이 투영되었다. 연고팀에게도 소홀하지 않았다. 한화 이글스 2차 지명의 특징은 ‘투수 보강’, ‘내야수 배제’, ‘좌타 거포 보강’이다.

 

 

청소년국가대표 배터리 박준영, 허인서(사진 : 전상일)
청소년국가대표 배터리가 한화로...   박준영(오른쪽), 허인서(왼쪽)

 

한화는 1라운드 전체 1번으로 박준영을 선택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다른 팀에는 평가가 낮았다. 투구 폼 때문이었다. 황금사자기 당시만해도 어떤 구단에서는 “현 상태로는 (프로에서)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냉혹한 평가도 들려왔다. 하지만 정 팀장은 “선수의 미래는 모른다. 앞으로 더 좋아질 수 있는 자원.”이라며 묵묵히 그를 기다렸다. 

그로부터 몇 개월 뒤. 그는 환골탈태했다. 협회장기에서 바뀐 투구폼으로 최고 146km/h를 기록했다. 길어진 백스윙과 간결하면서도 힘 있는 슬라이드 스텝을 들고 왔다. 손목을 사용하는 모습도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이를 지켜본 지명 구단 “과거보다 좋아졌다. 솔직히 나는 불펜자원으로 봤다. 하지만 지금은 가능성이 보인다. 원래도 제구는 나쁜 투수가 아니다. 무엇보다 박준영의 가장 큰 장점은 내구성이다. 한 대회를 통째로 던질 수 있는 내구성은 다른 투수가 갖지 못한 그만의 특장점이다. 아프면 아무 소용없다.”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박준영은 9월 15일 U-23 대표팀과의 연습경기에서 3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되었다. 한화 이글스 스카우트팀에 웃음꽃이 핀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한화 김재성 차장은 “시즌보다 오늘이 더 좋은 것 같다.”라며 너스레를 떨 정도였다.  

 

 

한화 이글스 3라우드 유민(사진 : 전상일)

 

허인서(한화 2라운드)는 10개 구단 공통 포수 최대어다. 몇 년간 한화가 잡은 포수 중 허인서보다 유망한 선수는 없다. 사실, 한화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박찬혁보다 허인서라는 것이 타 구단 관계자들의 평가다. 허리 부상에 대한 우려도 씻었다. 김 차장은 “심각한 부상이라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플레이하는 것을 보니 괜찮은 것 같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1~2라운드가 의도된 지명이었다면, 3~4라운드는 복이 굴러들어왔다. 유민(한화 3라운드)은 남아있는 외야 자원 중 최대어다. 외야수로 단점이 없는 선수다. 188cm의 신장에 발이 빠르다. 중학교때부터 외야수였다. 파워만 보면 조세진‧박찬혁에 떨어지지 않는다. 145km/h의 공을 던지는 어깨도 보유하고 있다. 아쉬운 것은 컨택트와 변화구 대응. 하지만 이는 대부분 고교생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다. 

 

 

 

 

양경모(한화 4라운드)도 한화 고마운 선수다. 2차지명 최고속 투수를 4라운드에서 잡았기 때문이다. 팀의 중간‧마무리로 더할 나위 없다. 세트포지션에서도 140km/h 후반을 기록하는 선수다. 

아쉬운 것은 제구. 좀 더 확장된 영역으로 변화구 구사 능력도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서울권 관계자는 “지금을 보려고 선발하는 것이 아니다. 저 정도 구속은 타고난 재능이다.”라고 말했다. 한화의 평가도 비슷했다. 연고지인 충청권에서 가장 재능있는 투수 두 명(박준영과 양경모)을 모두 영입했다는 것 자체거 한화입장에서는 흡족하다. 박준영이 선발로 육성된다면, 양경모는 신지후와 함께 중간 쪽에서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다. 

5라운드 부터는 한화 이글스 스카우트 팀의 독자적인 시각이 담겼다. 5라운드 권광민과 10라운드 노석진, 6라운드 김겸재와 8라운드 이재민이 특히 그렇다. 

5라운드 권광민과 10라운드 노석진은 모두 좌타 거포를 겨냥한 픽이라는 것이 한화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권광민은 크게 칠 수 있는 능력을 좋게 봤다는 부연설명도 곁들였다. 이성렬의 은퇴 등으로 생긴 좌타거포의 보강 개념이다.     

 

 

한화 이글스 10라운드 노석진 (사진 : 전상일)

 

노석진 또한 포지션은 고려치 않은 회심의 픽이다. 피지컬과 방망이가 좋아서 그것 하나만 보고 선발했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향후, 어떤 포지션에 들어가게 될지는 본인 하기 나름이다. 좋은 피지컬과 방망이 장점만 보고 선발했다. 우타자에 비해 좌타 장거리포가 다소 부족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6라운드 김겸재와 8라운드 이재민은 스타일이 완전히 다른 사이드암이다. 김겸재는 142~3km/h 정도가 나오는 빠른 구속의 사이드암이며, 이재민은 공은 빠르지 않지만, 무브먼트와 제구가 좋은 사이드암이다. 팔이 낮아 언더핸드에 가까운 선수다.

정 팀장은 대전고‧연세대 시절 아시안게임에서 출전했던 출중한 사이드암이다. 누구보다 사이드암을 잘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성민은 스피드만 올라오면 소위 ‘대박픽’이 될 수 있다. 숨겨진 역작이다. 장신에 부드러운 투구폼을 보유한 선수다. 연고 구단인 롯데 자이언츠 관계자는 “작년 권동현보다 낫다. 투구폼이 부드럽다.”라고 그를 평가하기도 했다. 완투능력이 있다. 나오면 105개씩 던지고 들어간다. 무엇보다 공을 쉽게 던진다. 아쉬운 것은 구속. 135~8km/h 사이에 머무는 구속이 7~8km/h 올라오면 프로에서 경쟁력이 있다. 한화 관계자는 “구속이 나왔다면 훨씬 빠른 순번에 나갈 수 있었던 선수”라고 평하기도 했다. 

9R 신현수는 지난 전국체전 예선(강릉에서 펼쳐진)에서 143km/h를 기록한 왼손 투수다. 아직, 거칠지만 왼손 투수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 장점 하나만 본 지명이다.  

한화는 각 포지션별로 어느 정도의 유망주 뎁스를 갖추게 되었다. 3루와 1루에 노시환, 정민규, 변우혁이 있다. 이들은 군입대를 통한 로테이션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야도 권광민, 유민, 유장혁. 최인호, 김태연, 임종찬까지 유망주 뎁스를 갖추게 되었다. 포수는 허인서의 영입으로 허관회, 장규현 등과 함께 유망주 진용을 구성했다. 장규현이 공격형에 가깝다면 허인서는 수비형에 더 가깝다.  

 

 

한화 이글스 스카우트팀을 이끌고 있는 정민혁 파트장(왼쪽)과 김재성 차장(오른쪽) (사진 : 전상일)

 

가장 층이 탄탄해진 것은 마운드다. 강팀으로 가기 위한 초석이다. 문동주, 박준영, 양경모가 가세했다는 것만 해도 든든하다. 고교생 투수 최대어 심준석(덕수고 3학년)도 있다. 1라운드 유망주 김기중(20), 남지민(21)도 2022년부터 동시 가동된다. 

정 팀장은 “스카우트는 가장 중요한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선수를 잘 못 뽑으면 우리가 그만두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팀이 망가진다. 강한 팀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다. 반드시 한화 이글스가 강팀으로 만들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2022 시즌을 앞둔 각오를 밝혔다.  

올해도 냉정히 한화는 최하위 후보다. 하지만 한화는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보다 단단하게 지지되는 내일을 선택했다. 

몇백억 FA에 비해서는 초라하지만 스카우트팀 자체 소소한 업그레이드도 시도했다. 개당 3백만 원이 넘는 고급 영상장비가 팀원 개개인에게 추가 지급되었고, 고교 선수의 회전수, 타구 속도 등 정밀한 분석을 위해 장비도 도입되었다. 

 한화 이글스의 전성기는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저 밑바닥에서부터 서서히 준비되고 있다. 그 과정들을 잘버무려서 팬들에게 결과로 보여주는 것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전상일 기자(nintend99@an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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